아내가 없다. 집 안 이곳저곳을 다 확인해봤지만, 아내는 집에 없다. 이 여자가 또 거기에 갔구나.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 우리 부부가 아이 때문에 충돌한 건 그 일뿐만이 아니었다. 아이는 아침에 일어나서 내게 인사를 하지 않았다. 식탁에서도 눈 한 번 마주치지 않았다. 내가 출근할 때도 인사를 하지 않았다. 외식을 하러 나가면 식당에서 음식 투정을 하거나 아예 먹지 않으려 했다. 제 엄마가 아무리 어르고 달래도 소용이 없었다. 물론 아내도 나도 처음에는 금방 나아지겠지 하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삼 개월이 지나도록 나를 대하는 아이의 태도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나는 슬슬 지쳐가기 시작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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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어느 날 늦은 오후에 딸아이는 놀이터에서 놀다 오겠다며 집을 나간 뒤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다. 그날 늦게 귀가한 나는 아내의 말을 듣고 집 밖으로 한참을 돌아다녔으나 딸아이를 찾을 수 없었다. 아내는 납치된 게 분명하다며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놀이터 주변을 위주로 탐문수사를 했으나 목격자는 물론 증거조차 찾지 못했다. 우리 부부가 아이 때문에 부부싸움을 하는 소리를 들었다는 이웃 누군가의 제보로 경찰이 나를 용의 선상에 올리는 일이 있었지만, 당연히 아무 증거도 없어 나에 대한 수사는 중단되었고 육 개월 후 모든 수사가 중단될 때까지 아이는 돌아오지 않았다. 지난 일 년 동안 아내는 수시로 그 놀이터로 향했다. 그리고는 그네에 앉아 멍한 표정으로 미소를 짓고 있곤 했다. 비가 쏟아지고 눈보라가 몰아쳐도 아내는 놀이터에 갔다. 보다 못해 지금 사는, 예전 집으로부터 버스로 한 시간 정도 거리에 있는 곳으로 이사를 온 뒤에도 아내는 수시로 놀이터에 갔다. 그리고는 내가 데리러 가기 전까지는 꼼짝도 하지 않고 앉아 있었다. 불안한 나머지 외출 횟수를 최대한 줄이고 아내와 함께 있는 시간을 늘리려 애를 썼다. 그런데 이번 출장을 다녀온 사이 아내는 또 그 놀이터에 간 것이다. http://som.saii.or.kr/campaign/145992 나는 소스라치게 놀라 그네에서 벌떡 일어섰다. 식은땀이 흘렀다. 아내가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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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 저녁, 나는 일주일 만에 집에 돌아오는 길이었다. 이놈의 회사는 왜 이렇게 출장이 잦은 건지. 나는 지칠 대로 지쳐 터벅터벅 집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저녁 무렵임에도 해가 중천에 있는 듯 무더웠고 모든 것이 축축했다. 그래. 그 때는 그렇게 느꼈었지.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새벽 두 시. 근처에 있던 건물은 이미 철거되어 사라지고 그 자리엔 주차장이 생겼다. 조만간 CCTV도 생기겠지. 그 전에 시체를 옮겨야 한다. 나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역시 아무도 없는 것 같다. 하지만 언제 누가 나타날지 모른다. 나는 서둘러 땅을 팠다. 곧이어 자루가 모습을 드러냈다. 자루를 잡아당겨 보았다. 가벼워졌는지 아닌지 감이 오지 않았다. 일단 자루를 꺼내고 땅을 원 상태로 돌려놓았다. http://som.saii.or.kr/campaign/145992 나는 황급히 자루에서 손을 떼었다. 심박수가 빨라지는 것이 느껴졌다. 긴장하지 말자. 아무것도 아니다. 죄책감 때문에 환청을 듣는 것뿐이다. 빨리 이걸 옮겨야 한다. 하지만, 내 손은 자루를 들기 위해 자루의 묶은 부분을 감아쥐는 것이 아니라 묶어놓은 매듭을 풀고 있었다.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는 거지? 이럴 시간이 없어! 하지만 내 손은 이미 매듭을 다 풀고 자루를 헤치고 있었다. == * 해당 사이트에 게재된 ‘소닉 노블’의 저작권은 일회용 라이타에 있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