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권병준, 류한길 그리고 최수환

바로 어제 ‘사운드 디자이너’ 공연이 끝났습니다. 이번 작업에 대한 이야기로 인터뷰를 시작할까 합니다. 이번 공연은 정식 극장에서 사운드아트 혹은 전자음악과 같은 용어를 내걸고 세명의 작가를 초정해서 공연한 특별한 사례라는 생각이 듭니다. 공연에 대한 각자의 소감이나, 과정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관객들의 피드백이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권병준: 공연을 하기로 결정한 후에 구상 기간이 꽤 있었어요. 저는 암스테르담에 있는 스타임(Steim)이라는 기관을 직장으로 다니면서 악기를 만들어서 다른 사람들을 도와주는 일을 하고 있어요. 남을 위해서 만든 악기도 있고 제 공연을 위해서 만든 것도 있는데 그런 악기들을 가지고 2주 정도 한국에 들어와서부터 공연에 대해 짜기 시작했어요. 공연의 제목이 ‘모든 것을 가진 작은 하나’였는데, 음악산업에서나 학교에서나 기능화되고 객체화되는 것, 서열이나 위아래 구조가 생기는 것을 경험하면서, 음악하는 주체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던 것 같아요. 다른 사람의 일을 하다 보면 밑에 사람 부리듯 부리는 사람들이 있어요. 공동으로 일하는 사람이 아니라 뭔가 자신의 뜻을 이루기 위해 도구처럼 상대를 대하는 걸 경험할 때 느낌이 안좋잖아요. 왜 그런 작업 방식들이 일상화 되는걸까. 그러지 말자, 그런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그렇다고 해서 모든 것을 혼자 다 하는 원맨밴드 하자는 건 아니고요. 한국사람들이 원래 가지고 있는 창작 방식이랄까 아니면 동양적인 것들을 다시 생각해보고 싶었어요. 종이에다 작곡해서 연주자 불러다 세션하게 하고 지휘하고 이런것들은 사실 우리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고요. 뭔가 우습더라고 자신의 것을 만들어내고 주체적인 음악을 하자. 그런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기술적으로는 스피커들을 원으로 둘러 쌓았는데 그 안에서 글씨를 쓰는 것도 있었고 노래를 하는 것도 있었어요. 그렇게 글씨도 쓰고 라디오도 틀다가 노래도 하다가 또 악기 만든거 가지고 재미있게 놀았어요. 줄을 가지고 한 것도 있는데 그게 관객을 잇는 끈이라고 생각했던거에요. 더 준비를 많이 했었어야 하는데 좀 아쉬움이 남네요. 스피커나 장갑으로 하는것도 다 처음하는 시도들이었어요. 글씨 쓰는 건 예전에 해보았던 거였고. 새롭게 해보는 작업들이 많았죠. 앞으로 그것들이 더 발전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좋은 재료들이니까요. 노래도 이 공연을 위해서 만들었어요. 요즘 좀 암울하잖아요. 즐겁게 놀면서 잘 보내자. 제 공연날, 제 친구들이 공연 끝나고 홍대와서 밤에 미치도록 놀았다고 하더라고요. 예전에는 살풀이처럼 그렇게 놀았었는데 그게 다시 한 번 재연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아 이게 통했다, 이런 생각도 하게 되었어요. 친구들이 공연 재미있게 봤다고 하니까 된거죠. 아쉬움도 남고 더 못들어간 것도 있지만 다음에 하면 되죠.

공연의 마지막 파트도 굉장히 인상적이었습니다.

권병준: 컨셉은 바닷가 같은데였어요. 화이트 노이즈로 만든건데 약간 파도소리처럼 돌면서 들리잖아요. 바닷가에서 사람들이랑 줄 잡고 재미있게 놀자 그런거였어요. 그것도 처음 그렇게 해본거에요.

스피커위에 놓인 파란 불빛이 등대를 연상시키기도 했고요.

권병준: 네, 뭔가 깜박거리면서 바다느낌이 좀 있었고 그런 소리 들으면 시원하잖아요.

그때 권병준씨도 관객과 함께 소리를 듣고 계셨나요?

권병준: 네. 전 아무것도 안하고 그냥 듣고 있었어요.

류한길: 저는 원래 북소사이어티라는 서점이 처음 오픈할 당시에 사운드 설치를 했었어요. 대단한것은 아니고 동전 부딪치는 소리였어요. 스피커 위에 진동을 일으키고 그 위에 동전을 올려놓아서 나는 소리들. 그 조그마한 서점 안에서 그 소리들이 이쪽 저쪽 교차되어 들리게 했었어요. 그 제목을 ‘북소사이어티의 보이지 않는 힘’이라고 정했는데 그게 사실 장난이였어요. 운영하는 두 분이 짤짤이 하면서 서점을 경영하는 것처럼 느껴졌었거든요. 그때 경험하면서 느꼈던건 소리가 이미 정해진 어떤 주제를 제공하는게 아니라 어떤 소리든 어떤 공간에 뿌려지면 맥락이 바뀌는게 소리의 특성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서점이 가지고 있는 분위기의 맥락도 조금씩 바뀌는것 같고. 아무튼 그때 매달 교체하는 연작형식으로 진행을 하다가 이번에 LIG의 제안을 받고 북소사이어티에 들어가려고 만들었던 것들은 통채로 LIG로 옮기면 어떻게 될까 그런 궁금증이 있었어요. 음악적 관심이라기 보다는 음향을 공간에 뿌리면 예상치 못했던 분위기를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던거죠.

타자기작업은 전부터 준비를 해왔지만 기술적인 문제들로 인해 실행을 못하고 있었어요. 이번 공연에서 처음 실행을 했던거라 부족한 상태로 가야만 했었죠. 저는 잘쓰든 못쓰든 글쓰기를 즐기는 편인데 그런 생각을 했었어요. 글을 쓰면서 타자기를 쓰면 소리라는게 인상깊잖아요. 이런 타자기 기계구조가 내가 글을 쓴다는 행위와 엉켜서 소리가 나고 그 소리의 힘을 다른 운동으로 바꾸어 버리면 어떻게 들릴까라는 생각이 있었어요. 타자기로 글을 쓸 때 악기들이 작동하고, 타자기 소리와 그 악기들(스네어와 하이햇)이 내는 소리들과 충돌을 일으키고, 그게 내가 글을 쓰는 것에 어떻게 영향을 끼치는지 그런 것에 대한 궁금증이 많았어요. 그때 타자기로 썼던 글을 제 블로그에 올려두었어요.

타자기의 기계적 결함으로 어떤 키의 소리는 강하게 반응하고 어떤 키는 반응이 좀 약해요. 아무생각없이 쓸려고 해도 강하게 인지되는 소리, 알파벳을 칠려고 하는데 문장을 쓰고있으니까 막 칠수는 없고 그러다 보니 q니 s니 강하게 나는 단어들을 생각하면서 그것들의 조합하게 되더라고요. 그런식으로 글쓰기의 서사구조를 만드는일, 테크놀로지를 다루는 일, 음향이 영향을 주는 일, 이런 것들이 독립적인 의미로 분리되지 않고 한꺼번에 경험되는게 저에게 중요하게 느껴졌어요. 쓰다보니 글 내용이 스스로 정리가 되어가더라고요. 마지막 제가 썼던 말이 ‘나는 지금 글을 썼는데 결국은 이게 이미 악보가 되었다’ 라는 거에요. 타이핑 한 것의 내용의 결과를 다시 친다면 똑같지는 않더라고 비슷한 효과들이 벌어질거라는 거죠. 그것은 서사를 가지고 있는, 즉 내러티브를 가지고 있는 글인데 결국은 악보가 될 수 있는 조건이 되는거죠. 그런식으로 조건들을 바꾸어 나가는것, 그것들이 사운드에 의해 중점적으로 벌어진다는 것, 그런 부분들을 생각하면서 작업 했어요. 그런데 결과적으로 지루했다는 중론이 있었죠.

권병준: 아니에요 재미있었어요. 지루한 부분이 하나도 없던데..

류한길: 두 개의 작업을 분리해서 생각 했었는데, 한 무대에서 한 타임에 왔다갔다 하면서 진행을 했더니 끝나고 병준씨가 무언극 같다고 하시더라고요. 다른 분들께도 연극을 본 것 같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어요.

이번 권병준, 류한길씨 공연은 공간으로 들어간다는 느낌을 많이 주었어요. 공간과 퍼포머의 움직임이 엮여서 마치 개념적인 현대무용작품을 보는 느낌도 들었고요. 류한길씨가 처음 등장하는 모습이나, 사물들이 진동하면서 나는 소리를 관객과 함께 같이 듣는 제스쳐, 타자치는 것은 당연히 더 그랬어요. 보통 컴퓨터음악 공연의 경우 연주자는 별로 움직임이 없잖아요. 두 분 공연은 움직임 자체가 공연의 일부로 의미있게 다가왔어요. 그리고 한길씨 첫 작품과 병준씨 마지막 작품에서 공통적으로 두 분이 관객과 같이 듣는 부분이 인상적으로 다가 왔어요. 보통의 음악공연에서는 연주자는 연주를 하고 관객은 듣는데, 이번 공연에서는경험하게 공간 안에서 연주자와 관객이 함께 소리를 듣는다는 게 일시적으로 커뮤니티적인 느낌을 갖게 했습니다.

권병준: 거기가 어떻게 보면 진지한 극장이잖아요. 사람들과 하나되는 느낌을 갖고 싶어서 사람들은 무대로 다 앉게 했어요. 컨셉이 그런거였어요. 장승처럼 둘러싼 스피커 안 공간으로 들어오는게 중요했거든요. 그 안에서 다같이 오밀조밀 모여서 무언가를 하는거죠. 주술적인 부분들도 있고요. 파도소리 날때는 다른 공간으로 이동하는 느낌이 들잖아요. 공간이 바뀌는 느낌. 그런거 해보고 싶어요. 다같이 안에 모여서 뭔가를 한다. 하나되는 느낌같은거요. 같이 듣는 것. 그런것들. 같이 듣고 같이 뭔가를 하고 그런게 중요한거죠. 지금 생각해보면 사람들 백명정도가 손으로 줄을 잡고 바스락 거리는 소리를 다같이 듣고 싶었어요. 프로세싱하기 전에 좀 더 크게 들리게 했으면 좋았을거 같은데. 그게 피에조 케이블이라서 잡고 만지면 손소리가 다 들어와요. 모든 관객들이 손 잡고 바스락 거리는 것. 그건 다 같은 맥락인것 같아요. 공간 안에서 같이 하나되는 느낌을 가지는것.


권병준, <모든것을 가진 작은 하나>, 2010, LIG 아트홀

리고 세 분의 작업에서 공통적으로 쓰는 행위가 나와서 재미있다고 생각했어요. 권병준씨는 일기 또는 편지, 혹은 노래가사를 썼고 한길씨는 타자쳤고, 최수환씨 작업에서는 물리적 행위가 직접적으로 나온건 아니지만 실시간 코딩하는것을 보여 준 것이나 내러티브 역할을 하는 텍스트들이 나왔었죠.

권병준: 저는 학교에서 공부할 때 주제가 사운드 오브 핸드라이팅이었어요. 즉 글씨 쓰는 소리죠. 이를테면 가로쓰기와 세로쓰기의 소리 차이를 분석하는거였어요. 컴퓨터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이게 ㄱ이냐 이런거를 알아내는거죠. 그때 노트를 보면 십자가, 네모 세모 같은게 가득 있어요. 그런걸 공연을 위해서 카메라가 달린 아날로그 툴로 만들었어요. 글씨 쓰는 소리가 빛으로 바뀌는거에요. 글씨 쓸 때 빛이 나오고 그 빛이 자기 글을 밝힌다 그런 의미거든요. 네덜란드에서 프린터를 못들고 왔는데 프린터가 있어요. 자기 소리에 맞추어서 자기가 하고 있는 것을 보여주는거죠. 사실 눈이 마주보는 것도 같은 느낌이예요. 어쨌거나 글씨는 뭔가를 계속해요. 왜 그걸 선택했는지 모르겠어요.

재밌네요. 그 주제를 계속 연구하셨군요. 나중엔 영어로 쓰냐 한글로 쓰냐 인식이 가능하겠어요.

권병준: 그런거 비슷한것 해본적인데요. 그게 사운드 레코그니션이잖아요. 소리인식, 분석 이런건데 사실 스피치 레코그니션도 했었어요. 말하는거 알아듣기요. 그런걸 친구들이랑 했었죠. 한 명은 라틴어로 트레이닝 시키고 다른 한 명은 중국말로 트레이닝 시켜서 둘이 서로 말을 계속 주고 받는, 사실 말도 안되는 거지만, 소리들을 랜덤으로 조합해서 중국사람이랑 라틴사람이랑 이야기하고 아무튼 말 글씨 이런거에 관심이 계속 있어요.

류한길: 예전에 리퀴드 스페이스 하실때도 한글 가지고 하셨죠?

권병준: 네. 입속 공간을 3D처럼 글자들이 떠다니고 그것들이 조합되어 granular synthesis로 만나고 그런 것을 한적이 있었어요.


류한길

류한길씨가 처음 무대로 올라와 자리를 잡을때가 기억에 남습니다. 보통은 테이블을 앞에 두고 그 위에 노트북을 올리고 무대 뒷쪽에서 작동을 시켰을 것 같은데 오히려 관객석 바로 앞까지 나와서 데스크 없이, 노트북을 옆에 두고 사물의 진동을 하나씩 작동시키면서 관객과 같이 듣는 포즈를 취하셨어요.

류한길: 네. 음향적으로 증폭시킨게 아니라 소리가 크지 않았어요. 튕기거나 부딪치거나 하는 물리적인 거잖아요. 관객들한테 가까이 다가갈 수 밖에 없었죠. 음향적인 이유가 제일 컸어요. 그리고 저 스스로한테 도전이었는데, 직면하는것. 즉 뚫고 나가야겠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제가 원래 관객 공포증이 있어서 고개를 못들어요. 그건 뭐 중요한건 아니지만. 관객석 발코니 같은데도 오브젝트들을 설치해서 앞뒤에서 들리게 했어요. 제가 투명컵 같은데 돌려서 소리를 내기도 했는데 소리가 만들어지는 거 자체도 보여주고 싶었고요. 사실 그런 소리들을 음악적이라고 인식 하지는 않죠. 그래도 저는 연주를 한다는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리고 난 후 타자기로 이동을 하는데 타자기는 제가 그냥 집에서 글을 쓸 때와 비슷한 환경을 원했어요.

무대가 연주자에게 굉장히 편안해 보였어요.

류한길: 네. 그럴려고 신경을 많이 썼어요. 그래서 테이블도 굳이 그런 형태의 것으로 마련했고, 원래 안되는데 담배도 피웠고요. 계산된건 아니었는데 결국에는 연극같이 보이게 되었어요. 저는 원래 미술교육을 받았지만 미술에서 사용되는 서사구조에 대한 혐오가 커요. 그런것들을 배제하고 싶었고 그러다 보니 음향이라는게 가장 적절한 메소드였던 같아요. 그런식으로 접근하다 보니까 연극적이라는게 우연적인 효과이긴 했어요. 작품작체는 대부분 음향 자체나 음향을 다루는 나 자신의 조건을 다루는 것으로 구상한건데 그게 연극성으로 드러났어요. 그냥 쓴 글이 음악의 데이터로 전환이 된다든가 하는 것이요. 그런식으로 의도하지 않았는데 생성되는 것들이 있는것 같아요. 사운드를 다루는데 있어서 저한테는 그것들이 굉장히 흥미로운 맥락들인것 같습니다.

세 분이 함께 했던 합주는 어떠셨나요? 시간이라는 주제로 삼일동안 세 분이 같이 하셨죠. 즉흥으로 하셨던 건가요?

류한길: 전체적으로는 각자 그날에 공연하시는 분들이 들어오는 시간이라든가, 뮤지션의 위치 정도만 잡아주면 나머지 두 사람이 따라 가주는, 결과적으로는 즉흥으로 진행됐어요. 저는 2분 동안 즉흥연주하고, 그게 시간을 정확히 재지 않고 자기 느낌 2분을 말하는거에요. 세 사람이 이런식으로 2분 동안 연주하고 그 2분이 지나면 30초 동안 연주를 쉬고 가만히 있는거에요. 그게 한 턴이고, 그걸 6번 도는거였죠. 그랬더니 2분을 인지하는 감각들이 다르니까 계속 어긋나는 거에요. 나는 쉬고 있는데 다른 사람은 연주하고 있고, 수환씨는 쉬고 있는데 저는 막 타자치고 있고, 조명하시는 분도 그 룰에 따라오게 했거든요. 조명도 어긋나고 뭐도 어긋나게 되고 이런 상황들을 상상한거죠. 어떻게 될지 궁금하기도 했고요.

그러니까 시간이라는 개념을 각자 해석하고 그걸 즉흥적으로 연주하신거군요.

류한길: 네.

각자 공연을 준비할때의 의도대로 공연을 하셨는지 만약 달랐다면 어떤 차이가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권병준: 전체적인 구조는 머리 속에 다 있었어요. 왜냐하면 혼자하는 공연이 아니라 스탭들도 있고 조명도 있고 그러니까요. 전체적인 큰 틀 안에서 움직여야 하는데, 저는 너무 짜면 재미없어요. 그 정도면 되지하고 공연이 굴러갈수 있는 최소한의 틀만 가지고 나머지는 그때그때 제가 닥치는 무언가들을 그냥 하는거예요. 어떤 사람들이 오느냐에 따라 상황이 다를수가 있어요. 이번엔 제 가족분들이 많이 오셔서 더 나가지는 못했어요.

류한길: 저는 원래 계획이 많이 짜여져 있는 상태였는데 들어와서 하다 보니까 기분이 참 이상했어요. 뜻대로 안되는것도 아니고 뜻대로 되는것도 아닌 이상한 상황이 계속 벌어졌어요. 근데 저는 기본적으로 즉흥연주 활동을 오래 해서 즉흥성에 대한 훈련때문인지 그런부분에 관련해서는 이해심이 생기더라고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엉뚱한 상황이 터지는데 잠깐 당황하다가 나를 급하게 바꾸고 대응하게 되는 것들이 많았죠. 무대미술 부분이 제가 예상했던 것과 많이 달라서 처음에는 당황했었어요. 근데 나중엔 그냥 이대로 가보는건 어떨까 싶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건 내가 예상치 못한 조건인데 나는 여기서 어떻게 능동적으로 대응을 하느냐 하는 부분에 대한 생각도 있었어요. 그리고 동시에 통제가 룰이냐 자율이 룰이냐 그런 생각이 있었고 그날은 제가 일종의 연출과 동일한 입장인데 모든 스텝들을 다 통제해서 내가 원하는대로 맞추는게 옳은 건지 아니면 그 스텝들도 나름대로 개별적 스페셜리스트인데 자율적으로 좀 더 하게 내버려 둘때 발생하는것들을 고려할지 고민했어요. 기본적으로 지금 제가 가진 생각들에 부합하는건 좀 더 자율성에 가까운것 같아요.

각자 사운드 작업하고 계신 환경과 조건에 대한 이야기들에 대한 얘기를 하고 싶습니다. 권병준님은 현재 전자악기를 만들고 개발하는 곳에서 일하고 계십니다. 늘 음악과 관련한 테크놀로지를 많이 접하게 되실 것 같아요. 그 전에 테크놀로지에 대한 생각과 스타임에서 직접 만들고 활용하게 되면서 테크놀로지에 대한 생각이 어떻게 변하게되었는지 궁금합니다.

권병준: 제가 주로 하는 일은 문제가 있거나 하고 싶은 일이 있는 사람들을 도와주는 하드웨어 엔지니어 일이에요. 예를 들면 공연때도 썼던 장갑, 사운드를 컨트롤 하는 컨트롤러는 사실 누군가를 위해 만들어 주었는데 안쓴다 그래서 제가 쓰는 거에요. 기껏 만들었더니 자기는 이게 아니라고 딴걸로 가겠다고 해서 그럼 뭐 내가 쓰지 하고 쓰는거에요. 요즘은 컴퓨터를 많이 쓰니까 뭘로 컨트롤하느냐가 어떤 새로운 제스쳐를 만들어내기도 하고 그게 악기가 되기도 해요. 예를 들면 장갑을 만들 때 신경을 썼던 것은 동양적인 제스쳐였어요. 중국에 손을 가지고 하는 댄스가 있는데 그런식으로 소리를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어떤 특정한 자세가 나와야 가능하게 만는거죠. 버튼을 어디 달고 스위치를 뭘 쓰는지에 따라 자신이 원하는 제스쳐들이 생겨날수 있는거죠. 그러니까 저는 제가 단지 악기를 만드는게 아니라 퍼포먼스를 개발하는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또 어떤 움직임을 했을때 어떻게 움직임의 변수들을 연결시키는지도 중요해요. 이 부분은 물론 프로그램하고 같이 연동되는 부분이고요.

류한길: 저는 기본적으로 테크놀로지에 밝은 사람은 아니에요. 원래 음악을 해왔으니까, 당연히 음악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었죠. 기술적인 부분은 다른 사람이 아는 정도로 버티는 상황이에요. 사실 기술적으로 대단한 것은 하나도 없어요. 굉장히 기초적이고요. 헌데 방식을 달리 하니까 간단한 기술로도 할 수 있는 것들이 만더라고요. 저번에 시계태엽을 가지고 했던 작업이나 이번 LIG 아트홀에서 처음 시도한 세트나 타자기가 실상은 다 별볼일 없는 기술들이에요. 거기에 저는 버려진 사물들이라는 하나의 아이디어로 접근한거죠. 괘종시계나 시계태엽, 이런것들은 더이상 안쓰는것들이거든요. 타자기도 그렇고 이제는 버려지는 골동품이 되어버린거죠. 그런데 그런 역사적인 사물들을 전용하는 방법으로 제가 알고 있는 간단한 기술들을 적용해 볼 수 있겠다는 예상과 시도를 해보았어요.


류한길, <다른 것을 위한 서술법>, 2010, LIG 아트홀

미디어아트가 한국에서 2003년경에 폭발하듯 유행이었는데 그때 저도 굉장히 흥미가 많이 있었어요. 그리고 미디어아트 다루는 작가들의 워크샵이나 프리젠테이션을 열심히 쫓아다녔어요. 그러다 회의감에 빠졌어요. 기술적인 매력에만 너무 빠져들어서 실제 왜 자기가 이 기술을 다루게 되는게 되는지에 대해서는 사유하지 않는 거죠. 존케이지가 테레민이 처음 소개가 되었을때 많은 충격을 받았데요. 충격을 받았던 이유는 테라민을 이용해서 지금까지 우리가 상상하지 못했던 음악이 나올거다라는 기대를 가졌었는데 막상 수많은 작곡가들이 테라민을 이용해서 한 음악은 기존음악의 형식을 그대로 가지고와서 연주 했기 때문이에요. 그러니까 음악적 형식은 그대로 있고 음색만 바뀌는거죠.

저는 잠깐 테크노뮤지션으로 활동을 했었는데. 그때 많은 디제이나 일렉트로닉 뮤지션이 인터뷰를 하면 그런 얘기를 많이 했어요. 우린 세상의 모든 소리를 가지고 음악을 만들수 있다. 저는 그말을 들었을때 굉장히 감명깊었거든요. 그런데 정작 그분들이 스튜디오로 들어가면 기성품 신디사이저의 프리셋을 사용하는 것을 보고 의문을 품게 되었어요. 어느 영향력 있는 일본 미디어아티스트의 얘기를 들은적이 있어요. 그 분 이야기는 이래요. 우리가 기술을 사용하면서 도구가 바뀌었다고 하는데 실상은 너희가 이런 매체들을 사용하고 있는게 아니라 사용을 허가 받은 것이다. 그것은 한마디로 너희들은 사용이 허가될뿐인데 잘 다루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고 프로그래밍이나 코딩의 밑바닥까지 가면 서구적인 마인드에 의해서 짜여진 것이다. 그래서 자기가 생각하기에는 동양인의 의식체계로 미디어를 다루는 방법은 따로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한다. 당신들에게 질문을 하고 싶다. 동양인으로 한국인으로 미디어에 접근하는 방식은 무엇이냐. 미디어를 다루는 방식이라든가 미디어와 관련하여 작가들이 무엇을 하는 사유자체에 대해서 의심이 많아진거죠

그래서 제가 선택 했던 건 미디어 테크놀로지의 놀라운 스펙타클을 만드는게 아니라 이걸 어떻게 전용해서 전혀 예상하지 못한 다른 방식으로 활용해보느냐 였어요. 타자기니 시계태엽이니 그런식으로 전개가 되었고 또 음향의 문제를 다루다 보니 공간적으로 빠지게 되고 제가 지금까지 생각하는 것은 우리가 사실 알고있는 테크놀로지는 상당히 많은데 그것을 잘 활용하기 보다는 계속 자본에 의해 새롭게 쏟아지는 테크놀로지에만 빠지고 그거와 관련된 작품들을 할려고 하고 그러다 보니 자꾸 미디어 스펙타클로만 빠지게 되는 그 수준에서 빙빙 돈다는 느낌이 드는거죠. 그러다 보니까 기술을 자기가 직접 다루어 보면서 벌어지는 일들하고 내가 이런것을 표현하겠어 하고 기술을 배우 가지고 만드는것과는 다른 맥락을 가지는 거죠.


권병준

LIG 아트홀에서의 이번 공연은 90년대 밴드 음악을 했었고, 현재는 전자음악 활동을 하고 있는 아티스트들의 실험적인 음악들을 한번 들어보자는 취지로 생각됩니다. 작업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음악’ 작업을 하는 것과 지금 하고 계신 전자음악활동을 하는게 정말 다르다고 느끼는지, 다르다면 어떤 점이 다른지 궁금합니다. 이 이야기는 좀 더 넓게는 여전히 모호한 사운드아트의 정의와도 연결될 것 같네요.

권병준: 저도 좋은 음악을 들으면 지금도 좋아요. 기본적으로 다르지 않다고 생각해요. 주변의 친구들도 음악하고 나도 밴드음악 아직 하거든요. 기타치고 노래하고 아직 그래요. 저는 개인적으로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몰라도 재미없으면 못하겠어요. 어떤식으로건 내가 거기서 만족해야 하게 되고 이기적일지도 모르지만 관객 별로 생각 안하고 내가 좋은게 있어야 되요. 그래서 사람들이 익숙한 악기들을 가지고 내는, 만드는 음악도 좋아요. 내가 관객과 소통하기 편하잖아요. 관객들이 그 사람에 대해 가지고 있는 기억도 작용 하잖아요. 그렇게 같이 이야기 하는 것도 하나의 재미있는 소통방식라고 생각하고요. 그러고 싶을때 언제든지 그러고 싶거든요.

그런데 뭔가 내가 거기에서만 채워지지 않는 뭔가가 또 내 안에 있더라고요. 그렇게는 할 수 없는 이야기들이 있어요. 그렇게 전달이 안돼요. 예를 들면 내가 마지막에 파도치는데 줄놀이를 하자. 물론 그런 분위기에서 노래 할 수도 있어요. 물론 그럴수도 있지만 내가 전달하고 싶었던 것은 그렇게 노래로 할 수가 없었어요. 그 기분은 말로 못하는 걸을 하고 싶었어요. 말로 못하고 가사로 전달 할 수 없는게 있어요. 그런것들을 전달하기 위해서는 그 수 밖에 없는거에요. 그러면 그건 그렇게 해야 돼요. 그런데 사람들이 낯설게 느꼈을 수도 있고 어지럽게 느꼈을 수도 있고 그 낯설음도 저는 의도한거거든요. 그런 일정 정도의 낯설음과 익숙함. 그래서 그 안에 모인 사람들이 중요한거죠. 그리고 그 안에 모인 사람들과 다른 식으로 소통하는 길을 열어두는것도 중요해요.

사운드 아트라는 건 개념도 모호하고, 현대미술이 음악을 먹으면서 나온 개념이죠. 저는 사운드 아트가 미술적으로 접근하면 이 상황을 더 꼬이게 만들다고 생각해요. 통기타 치면서 사운드 아트 할 수 있거든요. 그게 별게 아닌거에요. 그런데 이걸 너무 개념화시키고 서양에서 예전에 이미 돌았던 개념들을 한국에 적용하려고 하면 이빨이 어긋나는것 같아요. 그리고 소리를 가지고 진지하게 작업을 하는 사람들의 결과물, 그건 뭐 통기타 치면서 할 수도 있는것이고 기계들을 만지면서 할 수도 있고요. 개념에 대해서 너무 깊이 안들어갔으면 좋겠어요. 그것을 하다보면 꼬이는 것 같아요. 물론 말이 필요할 때도 있죠. 이론가의 정리가 필요할 수도 있고요. 하지만 저는 너무 없는 상태에서 자꾸 말을 하다보면 자꾸 어긋날 것 같아요. 그래서 낯설면 낯설게 솔직하게 반응해주면 제일 좋을것 같아요. 듣는 사람이 뭘 알고 들으면 다르다, 전 이런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냥 ‘솔직하게 그 소리에 반응하면 된다’고 저는 제 관객들에게 이야기하고 싶어요. 관람의 포인트를 짚어주는게 아니라 내가 내는 소리에 졸리면 자고 솔직하게 반응해 달라고 그렇게 이야기해주고 싶어요. 즐거우면 웃고 얼지않고 편하게 긴장이 되면 긴장을 하고 그냥 그렇게 했으면 좋겠어요. 나도 그래요. 예전에 스타임에서 공연보다가 재밌는 일이 있었어요. 공연을 보다 잤어요. 저는 솔직하게 반응하거든요. 조용한 공연이었는데 저만 코를 골고 있었던 거에요. 옆사람이 깨웠는데도 안 일어 났어요. 그 공연 끝난지 5분 지났는데 끝까지 계속 잤어요. 깨보니까 다들 나만 쳐다보고. 근데 사람들이 하는 말이 좋은 퍼포먼스였다고 하더라고요.

류한길: 저도 프랑스에서 페스티벌 할 때 야외무대에서 연주 중에 존 적이 있어요.

네덜란드의 경우 사운드예술분야쪽 지원제도가 잘 갖춰져있다고 들었습니다. 스타임같은 기관도 존재하고요. 무엇보다 다양한 사운드 실험에 귀를 기울이는 수용자층이 꽤 탄탄한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국내에서 사운드 예술씬을 넓히는데 단지 국가차원에서의 지원만이 아니라 전문매체를 만든다거나 지속적으로 새로운 아티스트를 소개하는 기획들이 필요할 것 같아요.

류한길: 사실 현재로써 저는 회의적이에요. 기대도 안하게 되고요. 사운드 아트 전시나 행사가 많았었을 때 진정으로 사운드에 관심이 있는게 아니라 미술계의 핫한 이슈로 먼저 선점하려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그렇게 되니 작가들은 소비자가 되어버리고 그렇게 한번 휩쓸고 지나가버리면 그 선에서 시선이 고정돼요. 아 정말 타이밍이 늦었구나 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그런 생각은 해요. 제가 일반인들과 동떨어져있다고 했을 때 제가 그들에게 되돌아 가는 것보다는 제가 제자리에서 여기도 있어요라고 고함을 치는게 오히려 제가 말할 수 있는 것에 대해서 솔직한 것 같아요. 조금씩 여기서 소리치는 결과들이 보이고 있어요. 제가 소리치면 일반범위가 넓어져서 다가올 수있다고 생각해요.

요즘 새롭게 시작한 활동이나 계획중인 공연들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류한길: 밴드를 시작했어요. 랑쥐라고. 원래 멤버가 아니었는데 안한다고 우기다가 물려서 하고 있어요. 밴드포맷으로 하는데 포지션은… 없는 것을 해볼 생각입니다.

권병준: 저는 음악을 안들어요. 친구들꺼는 듣죠. 앨범을 주고 가면 또 듣긴 하죠. 제가 관심이 있는 친구들꺼는 듣는데요. 그거 말고는 안들어요. 요새는 1년에 한 번 공연을 하는데 내년에는 달파란 기영이 형이랑 LIG에서 할 거 같아요. 여름에 휴가를 받아서 뭐 좀 많이 만들어 올려고요. 날짜가 나오면 연락드릴께요.

류한길: 저는 9월 FEN(Far East Network)라는 프로젝트가 있어요. 한국을 시작으로 동남아 순회공연을 해야 하는데 아직 많은 것들이 미정인 상태죠.

추후에 일정 꼭 알려주세요. 오늘 인터뷰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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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음원 파일은 아래 플레이바에서 다운로드 받으실 수 있습니다.
ByungjunKwon_HanKilRyu_interview_100722 by soundatm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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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인터뷰는 2010년 7월 22일, 문지문화원 사이에서 진행되었습니다.
**해당 공연 사진은 LIG 아트홀 홍보팀 (담당자: 박은영 홍보매니저)으로부터 제공받아 게재하였습니다

개인 사정으로 이번 인터뷰에 참석하지 못한 최수환씨와는 서면인터뷰를 진행하였고, 그 내용을 추가하여 올립니다.


최수환, <사운드 캐루셀(Sonic Carousel)>, 2010, LIG 아트홀

번 LIG 아트홀에서의 작업 <사운드 캐루셀(Sonic Carousel)> 준비과정은 어떠했는지 궁금합니다.

LIG아트홀에서 전자음악 작곡가라는 컨셉으로 일찍부터 기획을 잘해주셔서 공연에 대해 생각하고 준비할 시간이 많았습니다. 처음에는 테크놀로지에 촛점을 맞춘 작업들을 구상했었는데, 이세옥 작가의 참여로 텍스트와 영상의 비중이 커지면서 내용 중심, 내러티브 중심의 작업으로 성격이 바뀌었습니다. 소리를 다룸에 있어서는 테크놀로지를 최대한 감성적으로 사용하려고 노력하였습니다.

파편화, 개별화된 이야기 묶음이지만 또한 전체가 하나로 연결될 수 있는 이야기를 관객들이 상상하기를 바랬는데 대체적으로 이러한 느낌을 주는데는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텍스트들이 소리, 영상과 잘 어우러져 인상적인 심상을 제공하는데 성공적인 역할을 한 것 같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짧은 시간에 깊이 있는 작업을 보여준 이세옥 작가에게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시간>은 어떤 작품이었나요?

<시간>은 <움직이는 이미지들의 시간>, <정지된 기억들의 시간>이라는 2개의 부분으로 되어 있습니다. 첫번째 부분(<움직이는 이미지들의 시간>)은 시간이 만들어내는 음악적 구조인 리듬의 중요한 속성인 반복과 변화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미니멀음악에서 많이 사용하는 점진적인 부분의 변화를 사용하여 구성하였습니다. 두번째 부분(<정지된 기억들의 시간>)은 영화와 같이 구체적인 이미지, 기억들로 멈추어 있는 시간을 표현하려고 했습니다.

현재 최수환씨에게 사운드 작업을 하는 환경과 조건은 어떠한가요?

97년경 드럭을 떠난 시점부터 소리를 다루는 것은 아주 개인적인 것이 되었습니다. 개인적인 공간에서 소리를 최대한 차단한 채 주로 헤드폰을 쓰고 작업을 했습니다. 공간에서 실제로 울리는 소리를 마이크를 통해 입력받는 경우는 거의 없었고 대부분의 소리를 컴퓨터 내에서 처리하였습니다. 지금도 이때부터 형성된 환경과 조건들이 유지되는 것 같습니다.

사운드작업과 관련해서 집중하고 있는 부분은 어떤것인가요?

최근에는 “소리의 기능성”, 커뮤니케이션 매체로서 소리의 기능에 대해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특히 에릭 사티의 가구 음악, 브라이언 이노의 엠비언트 음악이 말하는 배경으로서의 소리의 기능에 대해 관심이 많습니다. 그리고 음악을 포함하여 다양한 소리 문화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에 대해서도 많이 생각하고 있습니다.

최수환씨의 사운드 작업에서 테크놀로지란 어떤 의미인가요?

테크놀로지는 가능성이기도 하고 함정이기도 합니다. 사운드 작업에서 테크놀로지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앞서 말한 것처럼 환경과 조건의 변화였습니다. 드럭을 떠난 후 밴드가 연습을 하고 창작을 할 공간이 없어지면서 자연스럽게 가상의 공간으로 접근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테크놀로지가 가지고 있는 무한한 표현의 가능성, 자본으로부터 독립할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감 등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테크놀로지 중심의 작업에 대해서 반성의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음악이든 사운드이든 소리를 사용한 작업의 중요한 역할은 의미있는 커뮤니케이션입니다. 단순한 정보의 전달부터 감정, 기억과 같은 복잡한 정보의 교환까지 사운드 작업을 통해 발신자, 수신자가 의미있게 상호작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최근 (뉴)미디어 아트에서 시도하는 많은 작업들(나의 작업들을 포함해서)은 중요한 부분을 놓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분명 테크놀로지는 많은 가능성을 제시해주지만 길을 잃어버리게 하는 위험성도 가지고 있습니다. 소모적이고 일회적인 기술의 과시가 아닌 의미, 메시지에 대한 좀 더 깊은 고민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국내 사운드문화예술의 활발한 장을 형성하는데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사운드와 관련된 다양한 창작 활동 그리고 커뮤니티가 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소리 문화를 생산, 소비하는 다양한 소그룹들이 꾸준히 지속될 필요가 있습니다. 살아남는 자가 되기 위한 고민도 진지하게 해야 합니다.

앞으로의 활동 계획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우선 이번 LIG 아트홀 공연에서 발표한 곡들을 중심으로 음반을 발표할 계획이고, 틈틈이 작은 소품들을 계속 작곡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2009년 이세옥 작가, 김중혁 작가와 함께 만든 <자동 기계들의 밤(Text@Media)>, 이세옥 작가와 함께 만든 이번 <사운드 캐루셀> 공연과 같은 내용 중심의 인터미디어 공연을 좀더 실험해 보고 싶습니다. 한편 이태한 작가와는 문지문화원 사이에서 기획한 Sound@Media의 SeoulSoundMap 개발에 참여하였는데, 웹/모바일 기반 미디어 프로젝트도 계획중입니다.

인터뷰에 참여한 작가들의 음원을 무료로 다운받을 수 있도록 링크와 음원을 공유해 주셨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권병준

ByungjunKwon_Steim_live_180609 by soundatmedia

류한길

제작 Taumaturgia http://www.taumaturgia.com/
앨범 <Becoming Typewriter>(2009)
<Becoming Typewriter> 앨범 무료 다운로드 링크 바로가기

:: 작가 홈페이지

권병준 http://byungjun.pe.kr/xe/
류한길 http://blog.naver.com/hdrowner
최수환 http://www.dotnline.org/blog/

Author
Sound@Media Sound@Media

Sound@Media는 사운드 문화예술을 다루는 웹진입니다.